우리집 딸아이가 유치원에서 그림을 그려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계속해서 쌓이는 그림이 버리기는 그렇고 기록용으로 하나 둘 모아두었는데 아이의 그림을 분석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발전해가는 아이의 그림을 기록해두면 아이에게도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시작한 1일차 그림이다. 우리 아이에게는 아직 까지 내가 세상의 전부라는 말을 아이가 그려온 그림에서 느낄 수 있었다.

1. 웃는 얼굴과 큰 존재감, 엄마를 긍정적으로 표현한 그림
아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표정이다. 엄마를 웃는 얼굴로 그렸다면, 아이가 엄마를 무섭거나 차가운 존재라기보다 친근하고 기분 좋은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웃는 얼굴 = 무조건 행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그림 안에서 엄마는 밝고 가까운 사람으로 표현된 셈이다. 또 아이가 엄마를 종이의 중심에 크게 그렸다면, 엄마가 아이 마음속에서 중요한 존재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익숙하거나 관심 있는 대상을 크게 그리는 경우가 많다. 엄마의 얼굴, 몸, 다리, 머리카락을 분명히 표현했다면 아이가 엄마를 하나의 뚜렷한 인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Mom”이라고 글자를 쓴 점도 의미 있다. 그림 옆에 이름이나 단어를 붙이는 것은 아이가 그림과 언어를 연결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이 사람은 엄마야”라고 알려주고 싶은 마음, 혹은 자신이 알고 있는 글자를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담겼을 수 있다. 6살 무렵에는 이렇게 그림과 글자가 함께 나타나는 일이 자연스럽고, 인지 발달 면에서도 긍정적인 표현이다.
2. 머리카락 강조와 생략된 부분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
아이 그림에서 머리카락이 유난히 크거나 진하게 표현되어 있다면 부모 입장에서는 조금 신경이 쓰일 수 있다. 하지만 6살 아이들은 실제 비율보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느낀 부분을 크게 그리는 경우가 많다. 엄마를 떠올렸을 때 긴 머리, 검은 머리, 풍성한 머리처럼 외형적 특징이 강하게 기억났을 수 있다. 즉 머리카락이 과장되어 있다고 해서 불안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바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가 엄마를 잘 관찰하고, 자신이 기억하는 특징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팔이나 손, 발 같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6살 아이들은 사람을 그릴 때 머리, 얼굴, 몸통, 다리처럼 큰 구조는 그리지만 손가락, 목, 귀, 발 같은 세부 요소는 빠뜨리기도 한다. 이는 그림 실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그 순간 아이가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를 중심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또 진하게 칠한 검은 부분이 있다면 무조건 부정적으로 해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단순히 색칠하는 감각이 재미있어서 세게 칠하기도 하고, 글자를 잘못 써서 덮기도 하며, 빈 공간을 채우고 싶어서 반복적으로 선을 긋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먼저 의미를 단정하지 않고 아이에게 편하게 물어보는 것이다.
3. 부모가 해주면 좋은 반응과 질문
아이 그림을 볼 때 가장 좋은 태도는 평가보다 관심이다. “잘 그렸네”라는 말도 좋지만, 그보다 아이가 자기 그림을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반응이 더 좋다.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해볼 수 있다.
“엄마가 웃고 있네. 엄마가 기분 좋아 보여.”
“머리카락을 길게 그렸구나. 엄마 머리가 기억에 남았어?”
“여기 Mom이라고 썼네. 엄마라고 알려주고 싶었구나.”
“엄마는 지금 뭐 하고 있는 모습이야?”
“엄마 옆에 있는 까만 건 뭐야?”
“이 그림 그릴 때 기분이 어땠어?”
이런 질문은 아이에게 “내 그림을 진짜로 봐주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준다. 반대로 “팔이 왜 없어?”, “다리가 왜 이렇게 길어?”, “엄마랑 안 닮았는데?” 같은 말은 아이가 평가받는다고 느낄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마무리
6살 아이가 엄마를 웃는 얼굴로 그리고, 특징적인 머리카락과 글자까지 넣었다면 전반적으로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엄마를 밝고 친근하며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가장 정확한 해석은 아이의 설명 속에 있다. 그림을 보며 아이와 따뜻하게 대화해보는 것이 좋다. 그 시간이야말로 그림보다 더 큰 의미를 남길 수 있다.